소규모 스튜디오와 그래픽디자인 문법의 메타-미학화 2
- Source
- Date Added20 May 2015, 21:05
[내용 발췌]
.
.
.
새로운 방법론을 앞세운 이들은 소규모 스튜디오로 활동하면서 제 작업의 핵심을 이해하는 특수한 클라이언트들, 즉 현대미술가와 미술관 큐레이터, 비엔날레와 페스티벌의 총감독, 문학 출판사의 발행인 및 편집자 등과 긴밀히 협조하며 보다 심화한 실천의 양태를 구현할 수 있었다. (이들의 실험적 활동을 지탱한 것은 현대미술계의 실험적 전시 기회와 시상 제도와 작가거주프로그램, 미술관과 대학에서 개최하는 각종 워크숍과 그에 호응하는 비평적 학생 대중의 존재였다.)
결국, (20)00년대 초중반 지구촌 곳곳에서 소규모 스튜디오가 그래픽디자이너들의 생존 방식으로 대두한 배경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첫째, 디자인이라는 의사-전문직종이 어떤 위기적 상황에 봉착했다는 공통된 문제의식 때문에. 둘째, 작업 환경의 디지털화에 따라 예전과 달리 소형 공방의 형태로도 얼마든지 일정 수준과 양의 결과를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에. 셋째, 소규모 스튜디오로 활동하는 편이 국제적으로 주목 받으며 제 방법론의 특성을 더 빨리 더 효율적으로 구체화-심화하기에 유리했기 때문에.
그런데 소규모 스튜디오의 디자이너들 대부분은 ‘그래픽 디자이너’라는 직업적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책을 중심으로 한 인쇄물과 웹사이트 등 영역으로 활동을 제한했고, 따라서 작업에 전유되는 요소에도 비교적 명확한 제한이 가해졌다. 인쇄물을 포스트미디엄으로서 재창안하거나, 미적으로 유효한 양태로 미디어-믹스(혹은 매시업)해낼 수 있는 여지가 그리 넓지 않다 보니, 자연스럽게 새로운 조류에 제 이름을 걸칠 수 있는 디자이너 수는 많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