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헤드라는 우주선과 스티븐 샤비로의 사변적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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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Added8 February 2022,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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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샤비로가 제시하는 “사물들의 우주”는 사물이 아닌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다소 모순적으로 느껴지지만, 사물 자체가 이미 자신을 스스로 개변하고 변형하는 자극에 대한 반응의 독창성으로 존재한다는 화이트헤드의 설명을 유념한다면, ‘사물’과 ‘과정’을 대립하는 관념으로 취급해선 안 될 것이다. 화이트헤드는 모든 사물의 상호연결성과 그들의 상호작용과 변이가 끊임없이 어떤 새롭고 예상치 못한 여러 귀결을 불러일으키는 방식 양자를 모두 긍정한다. 그 어떤 것도 미리 주어지는 법은 없다. 모든 것은 먼저 스스로 그러한 자신을 생성해야 한다. 그것의 있음(being)은 그것의 됨(becoming)에 의해 구성되는 것이다. 주체도 객체도 그 자체로 생성의 과정이며 모든 현실적 존재는 객체이자 주체이다. 생성과 창조성은 인간 존재가 독점하는 것이 아닌 우주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에 적용되는 관념이다. 요컨대, 화이트헤드에게서 사물은 곧 사건이다. 이와 같은 화이트헤드의 과정-지향적 사고는 질 들뢰즈(Gilles Deleuze)의 사상과도 밀접한 것이며, 이러한 사상적 친밀성을 통해 철학의 우주를 관계적으로 드러내는 과정이야말로 스티븐 샤비로의 사변이 존재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