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념이 아닌 사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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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Added13 January 2025, 08:01
[내용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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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에 우리의 경험은 더욱 개별화된 가운데 선택의 폭은 더 넓어졌다. 영화 역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감상할 수 있게 되었으며, 제작 과정에서도 물리적·시간적 제약으로부터 한층 더 자유로워졌다. 그러나 이렇게 확장된 선택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알고리즘이라는 체계는 우리의 선택의 폭을 익숙하고 비슷한 관심사 안에 가두고 있으며, 디지털 이미지를 만드는 방식 역시 정해진 프로그램과 에셋(Asset)의 사용에 의존하여, 역설적으로 우리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
영화감독 조지 루카스(George Walton Lucas Jr.)는 디지털 기술이 전례 없는 창작의 자유와 효율성으로 모두가 영화를 제작, 배포할 수 있는 민주적 시대를 열 것이라 예견했다. 그러나 그가 주장한대로 디지털 이미지가 만들어 내는 환상적인 세계가 과연 우리의 경험을 민주적으로, 그리고 진정으로 확장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