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유 노우 K-그래픽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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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Added10 November 202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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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의 탈식민화 담론에 환호하면서도, '서구'에서 어떻게 한국 디자이너들이 인용되는지, 또 그것이 역으로 한국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보는 일은 마음을 복잡하게 만든다. 나는 자꾸 '한국문화가 뭐지?'라는 질문으로 미끄러진다. 그리고 이에 대해 말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게 느껴진다. 왜냐면 '한국 문화'를 떠올리면 나에게 두 가지 선택지만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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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가 뿌리를 내릴 자리를 찾아 애써볼수록, 그러니까 '한국 문화'가 무엇인지 궁금해하고 여기서만 할 수 있는 디자인이 뭔지 파고들수록 그건 모래처럼 내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갔다. 디자인은 의심할 여지 없이, 이곳에서도, 서구중심적이다. 한국에서도 바우하우스를 기념하고, 스위스, 네덜란드, 독일, 미국, 일본 등 해외의 '선진'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탐독한다. 한국에서 '좋은 디자인'은 좀체 일상에서 누리기 어려운 것이다. 모두가 경멸하는 '체리 몰딩'을 생각해보면 그렇다. 좋은 디자인은 선진국에 존재한다. 문제는 내가 디자인을 좋아하게 된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는 것이다. 나는 디자인이 서구중심적이라 좋아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