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 태도가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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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Added15 April 2017, 09:04
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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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디자인이 태도가 될 때’는 미술평론가이자 큐레이터 하랄트 제만(Harald Szeemann)이 1968년 쿤스트할레 베른에서 했던 전설적인 전시 ‘태도가 형식이 될 때’의 타이틀을 약간 변형한 것이고, 2011년 봄에 발행한 〈GRAPHIC〉 #17의 타이틀이기도 하다. 이 책의 텍스트가 보여 주듯, 본질적으론 동어반복에 가깝다. 비주얼 아이덴티티, 출판, 북 디자인, 서점, 교육, 인쇄, 전시 등 각기 다른 분야의 말들이지만 결국 한 점을 향한다. 디자인 영역과 디자이너의 역할의 확장, 디자인 실천의 창조성은 ‘디자인이 태도가 될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요컨대 동시대 스타일이라 할 만한 어떤 뚜렷한 경향을 최근의 북 디자인에선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많은 디자인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특징은 있다. 바로 그래픽 커뮤니케이션이 지닌 불완전성, 충돌, 왜곡, 모호성을 포용하고 적시하는 자기반성적인 태도이다. 협업과 겸손의 미덕이 중시되는 경향도 이 같은 회의적 접근 방식에 근거하는 현상이다. 이를 시각적 실례를 통해 입증하기는 다소 어렵겠지만, 최근의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모더니즘적) '개념'이 힘을 얻고 있으며, 내용과 형식 모두 비범한 독창성에서 나온다기보다 맥락적 상호 작용에 밀접히 결부돼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