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신교환] 한솔 × 비카 키르헨바우어 × ma-te-ri-al: 계급 말하기

한솔, 비카 키르헨바우어박현(번역)

📝 내용 발췌

한솔 작가의 블로그 글을 본 후, 어찌 보면 당연한 현실을 서술하고 있는 이 한 단락에서 이상하리만치 해방감을 느꼈다. 돌이켜보니, 예술계의 ‘가난한 사람’들이 모이면 심심치 않게 나오는 주제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내용이 공개적인 공간에 적나라한 텍스트로 쓰인 모습은 거의 본 적 없는 듯했다. 왜 미술계의 계급성은 이토록 자명하면서도 이토록 쉬쉬되는가. 그건 ‘1부터 10까지를 해결하느라 모든 에너지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이들에게 말할 힘조차 남아있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그 이상의 은폐가 일어나고 있음이 분명해보였다.

이에 마테리알은 두 명의 현대미술 작가를 대화에 초대했다. 블로그의 주인공이자 불안정한 여건 속 여성 및 퀴어 청년들의 분투를 작업으로 다뤄온 한솔, 그리고 노동계급 출신의 작가로서 자신의 계급적 경험과 현대미술의 계급성에 대해 다뤄온 비카 키르헨바우어Vika Kirchenbauer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몇 년간 선망의 대상으로 부상한 베를린과 익숙한 한국의 도시 서울. 전혀 다른 두 도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두 작가의 경험을 관통하는 계급의 실체를 찾아 질문을 건넸고, 그렇게 시작된 대화를 통해 현대미술이 놓쳐온 것은 무엇일지 그 실마리를 탐색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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