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페미니즘은 자기들끼리만 얘기한다”

하리타
Notes

📝 내용 발췌

시에나: “페미니즘에 크게 공감한 적 없었어요. 왜냐면 저한테 페미니즘은 언제나 굉장히 백인스러웠거든요. 이미 특권층이고 여러 가지 자원이나 힘을 가지고 있는 중산층 여성들이 더 가지려고 싸우는 것. 대학에 가서 인종 문제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고 이론적으로 파헤쳐보면서 비로소 페미니즘을 다시 봤어요. 페미니즘 문학을 비판하는 민족지학적 관점을 통해서요. 그러면서 내가 탐착치 않아 했던 게 ‘백인 주류 페미니즘’이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호손 스필러(Howthorn Spillers)가 남긴 말이 있어요. “흑인여성은 문화의 연결통로(vestibule)이다.” 한동안 무슨 뜻인지 몰랐어요. ‘vestibule’은 연결통로 중에서도 보통 큰 건물 현관을 가리키는데, 찬 공기가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걸 막아주는 회전문 같은 거예요. 흑인여성이 문화적으로 이런 역할을 한다는 건 이들이 인류(humanity)과 비인류(inhumanity)사이에 통로라는 말이에요. 저 같은 사람은 여성, 인간, 그런 것들을 결정하는 일종의 통과 지점에 존재한다는 의미기도 하고요. 한마디로 문화의 바깥에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