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자율적인 객체이자 독자적인 예술 장르로서의 건축을 위하여

이현건

하먼은 철학자로서 자신이 『건축과 객체』라는 이 책을 저술한 이유는 “건축이 인간 실존이 이루어지게 하는 주요한 매체”이고 “건축이 ‘제일철학으로서의 미학’이라는 OOO 원리와 직접 관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명시적으로 표명한다. 인간 실존이 철학의 주요한 주제 중 하나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인간에게 주요한 현실감각을 제공하”는 건축은 철학의 엄연한 대상으로서의 자격을 갖추고 있다.

또한, 하먼은 건축을 공학으로도 환원되지 않고 조각으로도 환원되지 않는 하나의 독자적인 예술 장르로, “미학적 명령도 받으면서 작업하는 실천 활동”으로 간주한다. 그렇기 때문에 하먼은 건축을 ‘제일철학으로서의 미학’ 테제를 내세우는 OOO 철학이 전개될 수 있는 안성맞춤의 대상으로 여긴다. 더욱이 하먼은 건축이 “실재의 본성에 관한 암묵적 언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건축과 철학 사이의 대화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고, 이로부터 철학은 더 많이 배우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출처 : 대학지성 In&Out(http://www.unipres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