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과 미술: 1945년 이후의 관계와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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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Added9 August 2013, 21:08
[내용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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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 ‘디자인과 미술’은 그동안 ‘아트 앤드 디자인(Art and Design)’이라고 표현해온 영미 문화권의 관습에서 벗어나 두 단어를 도치시킴으로써 처음부터 그 속내를 드러낸다. 이는 미디어들이 요란하게 (실은 대부분 얄팍한 상술을 가리기 위해) 떠들어대는 ‘디자인의 부상’과 별개로 여전히 확고하게 작동하는 두 분과 사이의 역학 관계에 재고를 요청한다.
그러나 한 가지 염두에 둘 점은, 이러한 재고를 요청하는 융합 혹은 혼성적 움직임이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몇몇 함정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혼성’이라든가 ‘초학제’라든가 하는 수사들도 자칫 그것을 또 하나의 ‘범주’로 묶어버림으로써 우리 시대의 ‘진기한 것’으로, 흐름에 부응하는 ‘패션’으로 팔아먹는 데 일조할 수 있다. 서문에 ‘디자인미술을 넘어’이라는 제목을 붙임으로써 편협하고 이분법적인 사고를 넘자는 알렉스 콜스의 제안이 자칫 목적을 잃고 왜곡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종국에 우리가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은 애초에 왜 이것이 (새로운 것도 아니면서) 다소 호들갑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 중요한 현상이 되었나 하는 질문일 것이다.